[축산경제] 동물용의약품 산업, 수출만이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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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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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용의약품 산업, 수출만이 살길이다

박정완 기자, wan@chukkyung.co.kr

등록일: 2010-09-17 오후 12:57:54

동물용의약품 산업이 내수 시장 포화 및 동물용 항생제 규제 정책, 수의사처방전 도입 등 심각한 위기에 봉착한 가운데 생존을 위한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동물용의약품 업계 관계자들은 이제는 연구개발과 정도영업, 수출시장 활성화를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지녀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정부 또한 동물약품 산업을 수출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판단하고 해외시장 진출을 독려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동물약품 업체들의 해외진출 현황과 향 후 나아가야할 방향을 짚어봤다.

올해 국내 동물약품 업체 수출 동향

올해 상반기 해외 수출실적(6월말 집계, 원료·보조사료 제외)이 가장 높은 동물용의약품 업체는 90억원에 가까운 수출실적을 거양한 엘지생명과학이었다.
엘지생명과학은 이미 수년전부터 수출 효자 품목인 ‘부스틴’ 제품에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구사해 동물용의약품 수출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집계에서도 엘지생명과학은 230억원에 가까운 수출실적을 보였다.
엘지생명과학에 이어 수출 실적이 우수한 업체는 코미팜, 씨티씨바이오, 다원케미칼, 고려비엔피, 이글벳, 중앙백신연구소, 대성미생물연구소, 신일바이오젠, 삼양애니팜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 코미팜과 씨티씨바이오, 고려비엔피, 중앙백신연구소, 삼양애니팜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코미팜은 지난해 말 전년대비 68% 성장한 29억원의 수출 실적으로 수출 순위 5위에 머무르다 올해 상반기에는 수출 순위 2위로 올라섰다. 코미팜은 아시아지역 9개국에 백신 및 주사제를 수출하고 있으며 전체 매출에서 수출의 비중을 늘리기 위해 다각적인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씨티씨바이오도 지난해 말 전년대비 163%의 수출 성장세에 이어 올 상반기 수출 순위 3위로 기록됐다. 씨티씨바이오는 국내외 유수 제약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자체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 현지에 약 700만 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신축하는 등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고려비엔피는 올 상반기 전체 매출이 5%가량 감소했지만 수출에서는 58%의 성장률을 기록해 전체 수출순위에서 5위를 마크하며 수출지향형 기업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대성미생물연구소와 삼양애니팜도 올 상반기 전년대비 30%대의 수출 성장률을 보이며 각각 8위와 10위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올해 상반기 바이오노트가 국내 업계 최초로 동물용 진단세트의 미국 수출에 성공하며 수출 순위 17위에 오르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동물약품 수출 한계점 및 걸림돌

이 같은 수출지향형 업체들의 주도로 해외시장 진출이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여전히 특정 국가와 일부 품목 수출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동물용의약품 업체의 수출상대국은 대부분 동남아시아 및 아프리카에 집중돼 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동물약품관리과에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동물용의약품 수출이 인도네시아 15.5%, 나이지리아 15.0%, 파키스탄 14.1%, 베트남 9.4%, 방글라데시 8.7%, 케냐 8.7%, 말레이시아 5.3%, 기타 18.7% 순으로 나타났다. 대륙별로는 아시아 70.3%, 아프리카 24.7%, 서아시아 4.1%, 유럽 0.5%, 남미 0.3% 순으로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로의 집중 현상이 심각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특정국가 수출국 집중 현상은 현지에서 국내 업체들 간의 과당경쟁(가격 출혈경쟁)을 유발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올해 7월에 개최된 동물약사 고객만족도 향상을 위한 민·관·협 합동 워크샵 3분임 수출촉진방안 분임토의에서는 특히 동남아시아 시장에서의 과당 경쟁의 주 요인이 바이어 관리에 허점이 많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수출이 일부 동남아시아 지역에 밀집돼 있다보니 업체 간 겹치는 수출품목이 많아 바이어에게 가격노출이 쉬워 과당경쟁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원료 및 일부 품목(대사성약)의 수출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체 수출 비중에서 원료가 40%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원료를 제외한 완제품 수출에서도 엘지생명과학의 부스틴 제품의 비중이 50%에 육박하고 있다. 생물학적 제제의 경우 전체 수출 비중의 4.3%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같이 경쟁력 있는 수출품목 부족현상과 함께 업계 관계자들은 수출업체의 영세성 및 비조직화, 환율변동 등 수출 채산성 악화, 기술력 부족, GMP 국제기준과의 부조화 등을 수출 제약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외에도 신약 기반기술 취약, 국제 마케팅 전략 미흡, 다국적 기업의 대형화, 전문인력 부족 등을 걸림돌로 지적했다.

해외시장 진출 성공을 위한 과제

전 세계 동물용의약품 시장규모는 2003년 125억 달러에서 2008년 191억 달러를 넘어서며 매년 9%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제품군별로 살펴보면 전체 시장규모에서 구충제가 28.4%, 생물학적제제 24.6%, 항생제 15.1%, 사료첨가제 11.2%, 반려동물치료제 및 기타가 20.6%를 차지하고 있다. 축종별로는 반려동물 및 기타 41.3%, 축우 26.8%, 양돈 16.3%, 양계 10.8%, 양 4.8%의 비율로 매년 성장곡선을 나타내고 있다.
전 세계 동물용의약품 시장의 이 같은 지속성장은 국내 업체들에게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국가 인지도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적정한 가격경쟁력을 유지하면서 품질경쟁력에 비중을 둬야한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또 다른 기회요인으로 정부의 해외시장에 대한 인식 확대를 들 수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동물용의약품 업체들의 수출 활성화를 위해 동물약품 GMP 컨설팅 및 시설, 장비보조를 위한 예산을 편성, 지원하고 있다.
특히 동물용의약품을 담당하고 있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지난 2008년부터 동물용의약품 등 수출활성화 대책을 마련하며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검역원은 동물용의약품 수출지원을 위한 수출촉진협의회를 분기별로 개최하고 있으며 매년 동물약사업무 고객 설명회를 갖고 수출 애로사항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또한 매년 지속적으로 아시아 지역 방역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워크샵을 열어 국내 동물용의약품 관리제도를 설명하는 등 인지도 향상에 주력하고 있으며 국내 업체와 아시아 각국 방역 담당자들 간 인적네트워크 구축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검역원은 또 수출관련 다양한 정보 제공과 함께 수출우수업체 포상 제도를 도입해 수출 분위기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동물약품협회에서도 회원사 공동사업 추진, CRO 건립 추진, 국제축산박람회 홍보, 아시아 주요수출국 시장조사, 해외 동물용의약품 지원 등 다양한 방안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수출 활성화 분위기에 편승해 동물용의약품 업체들도 과감한 바이어 교체, 국가별 유망 우위품목 발굴, 수출국 확대 등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동물용의약품 업체들이 성공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수출시장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품목의 전문화와 다양화, 신약개발 및 자체 기술력 확보, 고품질 제네릭·개량신약 개발을 통한 수익성 확보 등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제조시설의 현대화, KVGMP 운영선진화를 통한 수출경쟁력 기반강화와 수출시장 거점 마련, 신규시장 개척, 틈새시장 공략, 고품질·고부가 시장 진출, 업체 간 시장개척 경험과 정보 공유 등도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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